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카피라이터/정철 <카피책> - 모든 글은 카피다.





글쓰는게 어렵다. 초등학교 입학 이후부터 거의 매일 글을 쓰고 있으면서도 메시지가 담기지 않거나 목적이 없는 글은 글이 아니라는 고정관념이 있다. 글을 안쓰다보니 자소서쓰기도 너무 힘들다. 생각을 어떻게 글로 써야하는지, 모호한 관념들은 어떻게 구체적이고 명확한 단어로 옮길 수 있는지 배워보고자 카피라이터 정철님의 카피책을 읽었다. 내가 생각하기에 세상에서 글 쓰는 사람중에 가장 큰 부담과 고통과 단호함과 명확함을 안고있는 사람이 카피라이터라고 생각하기때무넹


카피를 잘 쓰기위한 팁들이 무려 35개나 실려있다. 책한권에 꾹꾹 눌러 담았다는 작가의 말처럼 카피에 대해 경험하고 느낀 모든 것을 탈탈 털어넣지않았을까 생각이 들정도로 알차다. 글자로 그림을 그리라는 추상적인 팁부터, 리듬을 살려라, 단정지어 말하라는 구체적인 팁까지 어떻게 해야 조금이라도 더 효과적으로 카피를 쓸 수 있는지 배울 수 있다. 드물게 숙제도 내준다. 게으름뱅이는 또 뒤로 미뤄뒀다가 오랜만에 연필로 한번 글을 끼적여봤다. 


뜬금없이 숙제라는 말이 좋다. 누군가 나를 케어해준다는 느낌...오랜만이라서 반갑다....


카피를 쓸 때 가장 고려해야하는 것은 '사람'이다. 누구를 위한 제품인지를 생각하고, 이 제품의 브랜드가 주는 이미지를 생각하고, 누구보라고 써야 가장 효과적으로 전달될지를 고려하는 등 사람에 대한 이해가 먼저 선행되어야 글자로 그림을 그리듯, 리듬을 주면서, 단정적인 어조로, 반복과 나열을 사용하는 기술적인 카피 작성법이 효과가 있다. 


사람이 먼저다. -휴머니티는 영원한 크리에이티브 테마

 똑같은 말을 다르게해서 효과적으로 말하는 것이 카피다. 실제 고층 건물 설립으로 아파트 조망권 침해를 막기위해 걸었던 현수막에 카피라이터 정철님의 센스가 들어가 다른 결과를 만들었다. '결사반대', '초고층빌딩이 웬말이냐!'라는 뻔한 메시지 대신, <아이들이 햇볕을 받고 자랄 수 있게 한 뼘만 비켜 지어주세요.>라는 말이 아파트 건물만하게 걸렸고, 정말 한뼘 비켜서 지어졌다고한다. 내가 쓰는 모든 글을 카피라고 생각하고, 사람의 마음을 움직일 수 있게 써야한다는 말이 정말 효과가 있다는게 증명된 셈이다. 사람과 상황을 생각하면 술 광고에도 휴머니티가 담길 수 있다.

술맛의 10%는 술을 빚은 사람입니다.

나머지 90%는 마주 앉은 사람입니다.

라이벌 사용법 -적의 입으로 나를 이야기하십시오

 지금은 자주 못보지만 ㅠㅠ 강호동과 유재석이 투 톱일때, 은근슬쩍 둘의 대결구도가 나오면 사람들은 그렇게 열광했다. 당사자의 입에서 나오면 더더욱. 누구던간에 라이벌관계란 흥미진진하다. 카피라이터도 이 라이벌구도를 유용하게 사용할 줄 알아야한다. 내 제품의 USP가 명확하거나, 상대 제품보다 비교우위가 있음을 알리고 싶을 때 소비자의 호기심을 자극하는 동시에 머리에 콕 박히는 카피가 가능하다. 아무래도 박람회에서 경쟁사 세탁기 문을 부시는것보다 훨씬 세련되지 않을까

컨디션이 안좋을때! (숙취음료시장에 도전한 정관장369)

...부족할 때 마셨는데 왜 여전히 목마른걸까? (2%부족할 때 라이벌 포카리스웨트)

한 개는 한계가 있습니다. (하나의 바디에 에어컨이 두개달린 듀얼에어컨을 홍보한 LG 휘센 듀얼)

집착과 선점 -단어 하나를 내 것으로 만드십시오

 카피라이터가 가장 먼저 버려야하는 것은? 욕심. 제품에 장점이 100개라고 100개를 모두 넣은 카피를 쓰면 어떤 이미지도 형성하지 못하고 조용히 사라질지도 모른다. 이 100개의 장점 중 소비자에게 가장 의미있는 것 하나만 골라서 집착하고 이미지를 선점해야한다. 이때 선택하는 단어는 너무 두루뭉술하고 자주 사용되는 단어는 피하는게 좋다. '사랑'을 선점한 기업이 있을까? 나도 어떤 '단어'로 나를 말해야겠다고 생각한다. 언젠가 내가 브랜드가되야하니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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