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에세이/김동영 <당신이라는 안정제>



 백만년만에 만난 피쉬 책! 5년 전에 <나만 위로할 것>에서 아이슬란드에대한 환상을 심어주더니... 공황장애를 앓고 있는줄은 몰랐다. <당신이라는 안정제>는 7년 째 공황장애를 앓고있는 작가와 그 주치의 의사의 기록이다. 병에대한 기록은 아니고, 그냥 일상적인 생각들이다. 작가와 의사라는 직업에 맞게 정말 감성적인 에세이와 이성적인 에세이가 같이 있다는게 인상적이다. 

 

 누군가의 고통이나, 약점이나, 실패를 보면서 위로를 받는 것은 너무 각박하다고 생각한다. 가끔씩은 남이 잘 안됬을 때 안도하는 내가 싫어지기도 한다. 여행 중에도 문득 마음에 파도가 몰아치는 사람이 그래도 괜찮다는 든든한 의사를 만나 나아지고있다는 사실이 안정제같다. 나에게도 그런 벽이 있었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고. 


 행복이라는 모호한 관념어로 자신이 원하는 것을 흐리게 만들지는 말아야합니다. "행복해지고 싶다"가 아니라, 자신이 원하는 느낌이 무엇인지에 대해 말해야합니다. 그리고 그 느낌과 그 느낌을 가져다주는 상황을 간절히 원한다고 말해야합니다. "나는 불행하다"가 아니라 "나는 지금 아프다"라고, "나는 행복하지 않다"가 아니라, "나는 지금 외롭다"라고 말해야합니다. 삶은 대체로 힘들고 대체로 불행합니다. 삶이 가져다주는 고통은 누구도 피해가지 못합니다. 그사람의 실체와 이면에 숨겨진 진짜 삶을 들여다보면, 고통의 총량은 누구에게나 항상 일정한 법입니다. 시간이 흐르면 힘들었던 것이 조금씩 잦아들고, 불행은 서서히 흐려지고, 고통은 피하지는 못하더라도 벗어날 수 있게 됩니다. 굳이 애를 쓰지 않더라도 아픔과 고통은 사라지게 되어있습니다. 반드시 그렇게 되죠. 우리는 이런 사실을 믿고 기다려야합니다. 


 조금 더 행복해지고 싶다는 환자에게 이렇게 단호한 조언이라니!! 위로만큼이나 조언이 필요할 때, 나도 통곡의 벽이 필요할 때 찾아갈 수 있는 사람이 있으면 좋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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